그곳에서../상해

카페 단체여행 ; 상해 9- 3일째, 난징 숙소까지

Therressa 2008. 2. 10. 10:47

1번 버스에서 내다보게 된 남경의 풍경.

부쩍 줄어든 근세 서양식 건물들,

템포 줄어든 사람들의 발걸음,

여유로운 자전거 바퀴들,

조금 여백이 있는 도로들과

훨씬 넓어진 하늘.

예상치 못한 편안함에 기분 좋아하며

앞 자리의 찬이가 할아버지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일어서는 소리에

버스안을 다시 돌아본다.

낯선 이방인들이 우르르..

일반 버스에 올라 낯선 언어로 이야기하는 것을

이 사람들은 어떻게 느끼려나..

 

난 중국인 친구들이 없다.

대만 친구들과는 개인적인 시간들을 보내보았지만

중국 친구들은 무언지..좀 어려웠던 기억이 남아있고

또 그만큼 만날 기회도 많지 않았었고.

학원 고급반은 딱 6명이 수업을 들었었는데,

상해에서 왔다는 펀드 매니저(선물 거래였던가..?)는

내가 좋아하는 知的 분위기와 감미로운 목소리를

지니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미모의 부인과 호화로운(?) 아파트로 유명했기에

또 그가 지닌 약간의 거만스러움(?)이 벽이 되어

별다른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었다.

그다지 많지 않은 말,

그래도 입을 열면 완벽한 형식의 수려한 표현들을 구사하던 그를 생각하니

두 달 동안이나 클라스메이트였으면서

그의 이름도 기억 못 하는 자신이 좀..한심하네..

 

비날님이 빨리 내리라는 곳에서 내렸는데

생각보다 많이 걷는다.

'이거..잘 못 내린건 아냐..?'

고개드는 의구심을 강한 의지로 꾹꾹 누르고

자꾸만 뒤처지는 한들이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건네보지만...

우리 한들이..춥고 조금 지쳐간다.

**크리스피나 님께서 올려주신 사진 ;버스에서 내려 걷는 중 - 한들이 머리 숙여지고 몸은 뒤로?? 

 

불쌍한 한들이..

이모는 걸으며 스치는 이 곳 사람들의 낯선 내음과

거리 곳곳에 펼쳐진 한 시대전 쯤의 익숙한 풍경들이 재미있어

얼마나 걸었는지 感도 없는데 

네 발걸음은 정말 무거웠구나...

**크리스피나 님께서 올려주신 사진

 

드디어 도착한 부자묘 부근의 호스텔.

기와집에 빨간 장식,

내가 좋아하는 삐그덕거리는 나무대문을 열고 들어서니

이국적인 실내풍경,

그러나 시베리아 벌판처럼 시린 공기...

우와~ 덜덜덜...

**크리스피나 님께서 올려주신 사진 ; 국제 청년여관 이라 적혀있다.

 

몇분이 카운터에서 열심히 이야기 하시더니

결국 8베드의 도미토리 하나만이 확보되어

연오랑님, 안드레아님, 수민이네, 크리스피나님네 가족분들은

근처의 다른 숙소를 찾기 위해 나가시고

여기에서는

타샤, 한들, 산들, 쵸코님, 종석, 종현, 달쌉과 나

그리고...

비날님이 묵기로 했단다.

Oh, My God~!

난..반드시 female only room 만 찾아 다녔었고

단 한번, 예약이 어긋나 혼성방에 들었을 때

걔네들 밤새 이어지던 작업 분위기 덕택에

잠을 이룰 수 없었던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에이~, 오늘이야 잘 자겠지 뭐..

게다가 아무도 눈치채고 있지 못하지만

방안에 들어오니 자꾸만 스멀스멀 체온이 올라가면서

어지러워지고 있으니

약 좀 먹고 돌아다니다 피곤해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 또 코골고 잘~ 잘게다.

 

필요한 베드는 7개였지만

편의상 8개를 다 빌렸다.

베드당 45위엔, 8개엔 360위엔.

아무 생각없이 7베드 이외 남은 한 베드값을 인원수로 나누려 하였더니

역시 한 살이라도 더 먹은 비날님..

타샤가족, 쵸코가족, 달쌉, 나, 비날님

이렇게 5등분으로 나누자 하신다.

맞아요, 그게 타당하지요~

그런데 계산은 영 엉터리.

한들처럼 숫자에 민감한 테레사 등장하여

각자 베드값에 9위엔 더해 내면

타샤 99, 쵸코 99, 달쌉-비날-테레사 54 위엔씩 이라고 계산해 주었는데

비날님과 타샤님은 어리둥절해 하신다.

저...계산, 굉장히 정확합니다, 보기와 다르게...

 

 

**비그친 날 님께서 직접 그려 올려주신 지도 ; 난징역에서 부자묘 까지.

 

** 타샤님께서 올려주신 숙소에서의 아이들 사진

   ; 깔깔대는 녀석들의 웃음 소리가 들리는 듯..보기만 해도 입꼬리가 올라간다. 

 

 

<지출 내역>

버스         1 위엔

숙소        54 위엔 ===> 55 위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