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서../상해

카페 단체여행 ; 상해 8- 3일째; 난징행

Therressa 2008. 1. 27. 22:46

늦은 밤까지 이어진 술자리 덕분에

오늘 아침은 기상시각 7시.

짐을 대충 큰 트렁크에 모아 놓고

최소한의 것들만 작은 배낭에 넣었다.

여유 부리다 보니

아침 먹을 시간이 없어

그냥 건너뛰기로 하고 모임장소인 로비로 내려갔다.

아마..우리가 제일 늦은 모양.

하이커 로비에 트렁크를 맡기고(5위엔/개)

상해역으로 바삐 움직였다.

 

1인당 5장밖에 표를 팔지 않기에

일행 중 남자들은 모두 표를 끊기 위해 매표소로 향하고

여자들은 상해역 광장에 서서

이런저런 이야기들로 수다 떠느라 시간 가는줄 몰랐다.

실상..

혼자 왔다면, 엄청난 인파 속에 묻혀

난징행 표를 사보는 것도 중국을 느껴볼 수 있는 또 다른 기회가 되었겠지만,

광장에 서서

바삐 오가는 중국인들의 짐꾸러미를 관찰하는 것도

나름 흥미로웠다.

춘절이 가까웠다는데

그들의 짐 중엔 전기밥솥 통 같은 것도 있고

엄청난 크기의 트렁크를 끌고 가기도 한다. 뭐가 들었을까..?

 

의기양양하게 돌아온 남자들의 손엔

난징행 경좌표가 들려있었고

 

그 표를 손에 넣은 다음에서야 비로소..

대합실로 들어갈 수가 있었다.

(여긴 차표 없이는 대합실로 들어갈 수 없는 시스템이었음.)

 

**크리스피나님께서 올려주신 사진 ; 상해역 대합실-수많은 사람, 사람들...

 

엄청난 사람들의 파도에 떠밀려

난징행 열차에 오르고 보니...

깨끗하지 못할 것 같은 얄팍한 선입견을 비웃듯

우리의 KTX 보다 더 좋은 객실이 우리를 맞는다.

중국의 빠른 변화 속도에

예전 중국을 여행해 보았던 일행들은 놀라움을 표현했고

난 내심 막연한 두려움이 느껴졌다. 

무릇 살아있는 생명체란..

변화의 속성을 가지고 있지만

급격한 성장은 항상 그만큼의 그림자를 드리우게 마련.

단순한 경제 논리에 밀려

다양한 가치들이 묻혀버리지 않기를 ..

 

**경좌(2등칸)인데도 넓고 쾌적한 열차 

 

난징까지 두시간..

달쌉, 세오녀님과 함께 자리잡고서

열차 안이 마치 우리네 안방인듯

바삐 나오느라 미처 생각지 못한 <화장하기 make-up>에 도전하느라

얼마나 깔깔대었던지..

생전 처음 보았던 달쌉의 휴대용 '뷰러'며

흔들리는 열차 안에서 아이라인 그리기까지

하하호호..

그 열차 안을 생각하면

부드러운 색감의 무지개 빛이 화사하게 피어나는 듯한 느낌이 든다.

따뜻하고 행복해...

 

**난징역 사진이 이것밖에 없다. 호수에서 보이는 역. 

 

다행히 난징이 종점이라서(2분 정차가 아니라)

일행 모두 여유있게 남경역에 도착,

시끌벅적거리며 나와보니 Wow~!!!

예상치 못 한 커다란 호수가 시원스레 펼쳐져

좁은 객실에서 흔들리며 실려온 사람들의

답답한 가슴을 단숨에 뻥~뚫어준다.

쉬엔우호공원 [玄武湖公園].

이곳 시민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있는지

눈발 날리는 한겨울에도

소박한 낚싯대를 드리운 이들이 꽤 많다.

여행객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들을 받으면서

머뭇머뭇 낚시바늘에 꿰어져 물 밖으로 나오던

운 없는 물고기..

 

**난징역앞 호수 (쉬엔우호공원 玄武湖公園) ; 낚시하는 아저씨들 보고 좋아하던 한들산들. 

 

이후 일정이나 시린 공기 따윈 아랑곳 하지 않고

천진난만하게 호수공원을 즐기는 우리 일행들~

어디에서나 신나게 셀카를 찍고 있는 달쌉을 훔쳐보는 것은

너무도(?) 재미있다.

여기저기서 들리는 '엄마~' 소리와 높낮이 다른 웃음소리들.

우리..여행 온 것..확실하다~!

 

**크리스피나 님께서 올려주신 난징역앞 호수 앞의 일행들. 

 

아무리 보아도

제 돈 내고 자원봉사 하고 있다고 할 수 밖에 없는

책임감 가득한 비날님이

숙소 찾아 가자고 소집명령을 내린다.

난징역 옆의 버스터미널에서 1원과 2원짜리 버스를 두고 고민하고 있는데

당연히(~!) 1원 버스를 타라는 지시.

아픈 허리로 끙끙대던 세오녀님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칭얼대는 아이들 자리잡아 주겠다며

날쌔게 사람들을 제치고 빈자리에 배낭까지 던져

상당수의 자리 확보에 성공~!!!

자리잡기에 몰두하시다 무임승차 했다는 소문도 들리던데..

-차장이 받으러 올 줄 알았지.. by 세오녀

 

<지출 내역>

전철       4 위엔

짐보관    5 위엔

생수       3 위엔

기차표   93 위엔  ===> 105 위엔